야근이 잦다는 말에 친구가 말했어요. 그때는 그냥 웃고 말았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나는 뭐 때문에 열심히 하는 걸까?’
한때 ‘조용한 퇴사’가 유행했었죠. 딱 정해진 일까지만 하고 그 외 부가적인 업무는 거부하는, 수동적으로 회사를 다니는 걸 일컫는 말이었어요.
저도 그랬어요. 처음엔 그저 주어진 일만 했죠.
책임질 일도 적고, 실수도 덜 생기니까요.
그랬던 제가, 어쩌다 이렇게 일 중독자가 되었을까요?🤔
대표님, 그건 좀 이상하네요
벌써 서프로, 달피디가 합류한 지도 3개월이 훌쩍 넘었어요. 달피디가 들어오고 2~3주쯤 지났나? 대표님(공여사)은 팀원들을 불러놓고 '공여사들'의 비전과 미션에 대해 설명했어요.
한참 설명을 듣던 서프로가 말했습니다.
"대표님, 회사의 비전이 너무 추상적인 거 같아요"
(허걱.. 그런 말을 하면 어떡해요, 서프로님..🤫)
이전 회사에서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라, 좀 많이 당황했어요.
그런데 공여사님은 잠시 고민하는가 싶더니, 왜 우리 비전이 추상적일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 설명했어요. 그리곤 어느 포인트에서 서프로가 그렇게 느꼈을지에 대해 서로 한참을 대화했고, 긴긴 논의 끝에 비전이 '소폭' 수정되었습니다.
'국내 총생산 높이기'에서 '가장 쉬운 도구 사용법을 제시하여 국내 총생산 높이기'로요.
신기한 경험이었어요. 관리자가 될수록 많은 일을 처리하고 신경 써야 하잖아요. 구성원 하나 하나의 의견이나 생각을 존중하기 어렵죠. 공여사님도 늘 '탑다운'을 입에 달고 사시니까, 안 그런 게 당연한 줄 알았죠.
공여사님에게 '거절'은 일상이지만, 눈 못 뜨게 바쁠 때도 이유는 꼭 알려줍니다. 때론 지나가는 작은 아이디어도 한번 실행해보자고 했죠.
그러니까 일이 재밌고 더 하고 싶었어요.
사람들이 조용한 퇴사를 택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을 거예요
반대로 일을 좋아하게 만드는 이유도 있겠죠. 대표적으로 '효능감'이 떠올라요. 의견을 냈을 때 들어준다거나, 통과된다거나. 아니면 거절이라도 납득할 만한 이유를 설득시켜 준다거나. 내가 하는 일들과 내 의견들이 회사에 도움이 되고 영향을 준다고 하면 생각보다 회사는 다닐 만할지 몰라요.
네가 뭘 알아? 대학은 나왔냐?
저는 꽤 오랫동안 조직에서 발언을 하지 않으려고 했어요. (네, 조용한 퇴사였어요)
‘네가 나만큼 일해봤냐, 너랑 나랑 같은 발언권이겠냐’
‘대학은 나왔냐, 대학에서 뭐 배웠냐’
이런 리더들을 만나면서 조직에서 신입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편이 훨씬 나을 거라고 확신했거든요. 그런데 '공여사들'은 달랐던 거죠.
물론 최종 결정권자가 모두의 말을 다 들어준다면 오히려 최선의 결과는 나오지 않을 거예요.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말도 있잖아요. 공여사님은 탑다운이지만, 그래도 꾸역꾸역 우리의 의견을 듣습니다. 놀랍더라고요.
'요새 젊은 애들은 열정이 없어, 패기가 없어'
많은 리더와 관리자들이 고민할 거예요. 가족 같은 회사라면 정말 가족으로 대우해줘야 할 거고 내 회사처럼 일하게 하려면, 정말 내 회사처럼 느끼게 해줘야 할 텐데 말이죠.
정말로, 내가 한 말과 행동들로 회사가 바뀌는 걸 본다면 더 이상 팀원들은 숨지 않을 거예요. 자신의 목소리를 낼 거고 조금 더 내 회사처럼, 내 일처럼 일하지 않을까요.
꼭 회사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서, 공회장님을 포함한 공회장님들 모두가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인정받는 일잘러가 되는 데, 공여사들의 제품이 도움이 되면 좋겠어요.